고독한 베트남
구독하기
호찌민 살다 마주한 애니멀 친구들···
고베의 호찌민 신비한 동물 사전
2025. 8. 2.
호찌민 살다 마주한 애니멀 친구들···
고베의 호찌민 신비한 동물 사전
고베의 호찌민 신비한 동물 사전
호찌민 푸뉴언군에 정착한지 어느덧 6개월이 넘었습니다.
벌써 세 번째 이비자를 갱신할 때가 돌아왔습니다. 호찌민도 일상이 되어버린 거죠 뭐.
단조로운 일상 속 만나는 애니멀 친구들이 은근 사람들 웃게 만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1. 푸뉴언 바퀴벌레
하루 종일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 이새끼 보면 정신 확 차려집니다. 천연 각성제가 따로 없습니다. 이젠 익숙해져서 소린 반만 질러요.
2. 푸뉴언 쌀벌레
3개월 차 때부터 책상다리가 갈리는 겁니다. 처음부터 그랬으면 몰랐을까 희한하더라고요. 자세가 나빠졌나 보다 싶었죠.
버스터 콜로 타오디엔 사는 집주인 아저씨까지 불러서 갈림 방지 스티커 붙였습니다.
이렇게 평화가 찾아온 줄 알았습니다.
근데 또 저러길래 자세히 살폈더니. 본 적 없던 구멍이 세 개나 있는 겁니다.
땅을 보니 쌀벌레 일가족이 외출 나왔더라고요. 한집 아래 두 가족이 살고 있었던 겁니다.
마침 근처에 스프레이가 있어 빠르게 보내줬는데. 지금 생각하면 조금 미안합니다. 밖으로 던질걸.
외모지상주의 탓에 아직 바퀴벌레와 모기는 지체 없이 죽이지만.
조금 나이가 드니. 그 이외 생물들 생명을 앗아가는 건 가급적 피하고 싶습니다.
다음 생엔 까끌까끌한 톱밥 대신, 빨간 지붕 아래 사는 단란한 가족으로 환생해 행복하게 살길.
3. 푸뉴언 생쥐 형님
바버샵 촬영이 있어 새벽 일찍 나가는데. 저러고 주무시고 계시더라고요.
왜 저러나 모르겠습니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니. 이미 이 세상 분은 아니셨습니다.
4. 우리 집이어야만 싸는 애
근처에 사는 아주머니가 키우는 애입니다. 오늘 내일 하는 치와와인데. 아침에 출근하려 문 여니 또 이러고 있네요.
오토바이 배기음이 울리든 말든 끝장 보는 모습에 자극받습니다.
장난을 좀 칠까 하다가도. 멀리서 아주머니가 봉다리 들고 서계셔서. 딱히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없습니다.
5. 룸메이트 도마뱀
이새끼랑은 같이 산지 좀 됐습니다.
도대체 뭘 먹고 지내는 건진 모르겠는데, 제 생각엔 벽에 붙은 날벌레 같은 거 먹는 것 같습니다.
반응 속도가 너무 빨라서. 얘를 의식하는 다음 순간 이미 사라진 뒤입니다.
부동 자세 유지하고. 스마트폰 나노 밀리리터 단위로 움직이는 게 유일한 촬영 방법입니다.
6. 뇌진탕 아기 참새
빨래하러 옥상 갔다 참새 주웠습니다.
사이즈 보니 애기인데. 창문에 풀 속력 대시 6번 정도 갈기고 있더라고요.
저러다 황천길 떠난 생쥐 아저씨 따라가겠구나 싶어서. 일단 구속했습니다.
이새끼 겁나 웃긴 게 처음엔 남은 힘으로 격렬히 저항하더니. 이내 끝났음을 예감한 듯 가만히 있더라고요. 그때 찍은 사진입니다 이거.
어떤 조치를 취해야 고민하다가. 베트남 전통 마사지해줬습니다.
30분 코스로 진행했는데 기운 차린 거 같길래. 테스트 비행겸 던졌거든요. 잘 날아가더라고요. 다른 집 옥상 물탱크에서 잠시 쉬더니. 곧 무사히 떠났습니다.
7. 푸뉴언 버드 마스터
어디에서 났는진 모르지만 앞집 아저씨가 3년간 기른 새입니다. 관상조가 아니라 실제 베트남 길거리에서 종종 보이는 종인데요.
공격당하고 있는 당사자는 또 다른 이웃 아재인데. 유독 이 아저씨한테만 이렇게 달려듭니다. 행동 양식을 보면 생각보다 지능이 높던데. 노는 거일지도 모르겠네요.
3개월 넘게 봐서 정들었고. 새를 이렇게 까이서 오래 본 적은 처음이라 매일 보는 인사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어느 날 집을 나간 뒤 못 돌아왔습니다.
여친 만들어서 떠난 거라는데. 솔직히 세상 물정 모르고 자라서. 탐험하다 고양이한테 잡아먹힌 거 같습니다.
부디 내가 틀린길 바라.
푸뉴언 버드 마스터 이야기(링크 클릭)
7. 매 형님
마지막 주인공은 매 형님입니다. 도대체 푸뉴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진 모르겠으나. 베트남 사람들 대단합니다.
주인은 식물원 운영하시는 베트남 사장님인데. 여기 지나갈 때마다 매 때문에 눈치 보여서 미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다들 주말 잘 보내고 계신지요?! 강한 자만 살아남는 푸뉴언에서 안부 인사 올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구독자님들께서도 특별한 소식 있다면, 답장을 통해 언제든 전해주십시오!
고독한 베트남
우리들의 베트남 여행기
수신거부
Unsubscribe
공유하기
고독한 베트남
을
구독하고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베트남에 본진을 둔 짜릿한 동남아 소식지
구독하기
이전 뉴스레터
호찌민에서 졸지에 명복을 빌게 됐습니다
2025. 4. 14.
다음 뉴스레터
이 뉴스레터가 마지막 뉴스레터입니다.
고독한 베트남
베트남에 본진을 둔 짜릿한 동남아 소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