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 아재가 자꾸
30만 동(1.5만 원) 습관적으로 빌려달래서.
한 번 칼같이 거절한 뒤로
사이가 서먹해졌더랬죠.
근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아침에 나갈 때도 저녁에 귀가해도
도통 저 새가 안 보이는 겁니다.
그것도 며칠씩이나요.
"아저씨, 새 어딨어요?"
"갔어. 떠난 거야. 안 돌아오네."
쟤 루틴이
12시간 자유 시간 12시간
조류치곤 상타치 라이프지만.
절대 집에 안 돌아오는 애는 아닌데.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고양이가 채간 거 아니겠죠?"
"맞아. 아마 고양이가 잡아갔을걸..."
처음 보는 아저씨 표정입니다.
입은 웃고 웄는데
눈은 심란해 보여 더 슬퍼요.
통성명도 못 했는데.
그래도 좀 있음 반년 동안이나
매일 인사해온 녀석인데.
저도 덩달아 기분이 안 좋습니다.
아저씨껜 유감을 표하고.
말없이 오토바이를 끌고
집 문 안으로 들어갑니다.
다시 이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요?
지금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어느 날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